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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작가 글의품격

책리뷰

by 계리직 2021. 6.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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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작가님을 제가 좋아하게 된 건 우연히 인스타를 보다

한 문장을 발견했고, 그 문장을 이기주작가님이 썼다는 것.

그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이기주 작가님은 말해요

삶이 곧 문장이다.

 

그날은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오는 것도 아닌

하늘을 바라보면 우산을 챙기기도 애매한 그런 날이었어요

해변을 지나 도서관에 걸어가는 게 일상이 된 어느 날

그날도 제 발이 스스로 그곳을 향하고 있더라고요

비가 오긴 오는데 핸드폰에 빗방울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것들이

수없이 붙으며 안경에도 그와 비슷한 것들이 붙기 시작했어요

슬슬 그냥 버스를 탈걸이라는 생각도 들다가

사람들이 한 명도 안보이니 제 자신이 초라해보이더라고요.

그러다 화장실에 들려 휴지를 챙겼고

그 휴지로 안경을 닦은 후 조용히 가방에 담았어요

또다시 쓸 수 있겠다 싶어서요

바람은 또 왜 이리 부는지 제주도는 역시 바람이 문제다라고 생각하며 걷고 있다가

마스크를 고쳐 쓰는데

순간 제 앞에 무지개가 떠 있는 거예요

와 이거 뭐야? 갑자기 제 입에서 욕이 나왔어요

예상조차 못한 것을 보니까 그런지

그런데 그것도 그거지만 저는 제 반응이 더 신선하더라고요.

 

제가 만약 휴지를 챙겨 오지 않았다면 깨끗한 안경으로

무지개를 못 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갑자기 걸어가는 제가 나쁘지 않았어요

참 신기하게

 

그러다 사람들이 한 명씩 보이면 엄청 감사하더라고요

뭔가 나 같은 사람이 또 한 명 있다는 게 위안도 되고요

나도 똑같이 위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끝날 때쯤

도서관에 도착했어요

그러다 문득

1시간 2시간이 흐르다 3시간이 흐르면

걸어온 사람과 버스를 탄 사람

그리고 자가용을 탄 사람이 구별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해보니 3시간쯤 지나면 옷도 다 말라 있을 것이고

그때면 누가 걸어왔는지 모를 것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그러면 차라리 나는 걸어가겠다는 생각에 다다랐어요

운동도 했고, 무지개도 봤고, 사람을 보고 위안도 받았잖아요

 

그러다 이 책을 봤는데

정말 삶이 곧 문장이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왜 저 한문장에

설레서 잠을 못잤었는지 알것만 같았어요

 

그리고 그걸 알아서 더욱더 저 문장이 좋아졌고요

 

이기주 작가님은 이렇게 말해요

본디 작가는 글의 소재와 문장을 모으는 사람이라고.

글을 쓰는 일은 마음의 상태를 살피고 기록하는 일이며

나를 둘러싼 주변의 풍경과 사람과 사연이 오감을 거쳐 가슴으로 들어오던 그 순간

내 안에서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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