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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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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리직 2021. 4. 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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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계리직 공부를 할 때 한국사를 가르쳐주시던 분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삼성에서 직원들에게 시를 읽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솔직히 그때는 이게 확 와닿지 않더라고요

물론 대기업들이 빠르게 변화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왜 그게 하필 시일까라는 의문이 있었거든요

 

작가는 이렇게 말해요

사물의 마음을 보는것이 시이고

사물에 새 마음을 담는것이 상품기획이며

사물의 마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마케팅이고

사물의 마음을 형상화하는것이 디자인이다

 

곧 시가 사물의 마음을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인데요

근데 왜 그게 또 사물의 마음일까 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작가는 이렇게 말해요

사물의 마음을 보는것은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땅이자

우리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다.

 

작가는 소화기가 되려면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의 모든 것을 가지고 소화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말합니다.

그리고는 소화기가 처해있는 상황속으로 다시 한번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저희 집 소화기는 먼지가 쌓여있어요

방충망을 열면 신발들이 보이지만

소화기는 저 구석에 박아져 있는데요

신발은 더러우면 빨기라도 하죠

이건 더러운지 깨끗한지도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저게 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희 집에 사는 누군가가 들여놓은 것도 아니고요

집에 와봤는데 저게 있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대학생때가 생각이 났어요

고모네 집에 살때였는데요

하루는 전화가 오더라고요

고모가 촌에 일이 있어서 한 2주 동안 못 오신다는 전화였어요

문을 잘 잠그고 자라는 말을 해주시고 끊으셨는데요

고모네 집은 저희 집보다 훨씬 넓었어요

그런데 제 공간은 그렇게 넓지 못했나 봐요

고모가 있든 없든 내 방과 거실만 왔다 갔다 하는 제가

혼자 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주말이 돼서 집에 갔는데

아무 말 안 하는 아빠와 엄마가 왜 이리 반가운지

그냥 그 따뜻한 온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러다 다시 소화기를 바라봤는데

신기하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게 대게 쓸쓸했을 거 같아요

조용히 없어져도 아무도 모를 거 같은 느낌?

 

작가는 이 책에서 시를 쓰는 방법도 알려줘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그중 두 가지만 소개해 볼게요

 

첫 번째 방법은

 

누가 : 

마음이 어떠하다 : 

마음이 어떠하다를 뒤집는다:

왜:

어떻게:

무엇을:

 

여기에 빈칸을 채워 넣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처음에 말한

내 모든 걸 가지고 사물 속으로 들어가는 게 중요하고요

 

제가 한번 채워 넣어보면

 

누가 : 거울

마음이 어떠하다 : 깨끗해지고 싶다

마음이 어떠하다를 뒤집는다 : 더러워지고 싶다

왜 : 하얀 먼지가 끼고 김이 서려 있어서

어떻게 : 붙어 있었다

무엇을 : 보이는걸

 

여기서 핵심은 내가 생각한 마음이 어떠하다를 뒤집는 게 킥 포인트예요

그걸 가지고

이어 주기만 하면 시가 탄생하는 건데요

 

거울

 

하얀 먼지가 끼고

김이 서려 있는 어느 날

 

좀처럼 때어지지 못하는

너를 바라보니

 

보이는 건 조금 더 더러워져도 되겠다 싶다

 

두 번째 방법은

새로운 누가를 추가하는 방법이에요

저는 마음이 어떠하다에 답답하다를 썼는데요

답답하다를 생각하면 저는 엄마가 생각이 나거든요

그럼 새로운 누가에 엄마를 적어주면 되는 겁니다.

 

누가 : 연못

마음이 어떠하다 :  답답하다

마음이 어떠하다를 뒤집는다 : 살만하다

새로운 누가 : 엄마

왜 : 올챙이도 있어서

어떻게 : 더러워지고 나가고 싶어도 그러지 않은 척하며

무엇을 : 아무 데도 못 나가는 마음을

 

연못

 

올챙이

니들은 왜 

내가 있어야 뛰니?

 

더럽고 나가지 못하는 현실이

살만하다고 말하는 거 보면

 

엄마는 연못이다.

 

작가가 말한 말을 끝으로 오늘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즉 사물의 마음을 본다는 것은

사물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사물의 아픔을 보게 되면

결국 사람의 아픈 마음도 볼수 있습니다.

시인의 눈이란 바로 남들이 보지 못한 사물의 아픔을 보고

사람의 아픔을 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본다는 것은 결국

남들이 보지 못한 아픔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아픔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새로운 것을 만들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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