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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작가 싸울때마다 투명해진다

책리뷰

by 계리직 2021. 4. 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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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가님은 말해요

자주 힘에 부친다.

뭐가 그렇게 은유 작가님을 짇눌렀을까요?

 

저는 엊그제 설거지를 하고있는데, 진짜 그냥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물며 계란 프라이를 하나 해도요

프라이팬 써야죠, 뒤집개는 안 쓴다고 해도 수저 하나는 있어야 뒤집을수 있을거고요

그걸로 고등학생 아이가 밥을 먹겠어요?

학교에서 오자마자 배고프다고 냉장고를 열 텐데

소시지 반찬 하나라도 더 해줘야 되고요

여기서 끝이면 좋게요?

마당에 아직도 안 걷었어?라고 버젓이 째려보고 있는 빨래들은 또 어떻고요

회사에서는 맛있는 거 사 먹으라 돈이라도 주죠

이거는 저녁에 맥주 한잔이라도 하면 마이너스예요 마이너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는 은유 작가님의 책에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그럼 여기서 어떤 분은 이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에는 남자도 집에 들어와 살림까지 다 한다

남자가 약자면 약자지

뭐 여자만 불쌍한 척 하지 마라

 

그런데요 우리, 누가 더 약자다를 따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힘에 부치다고 할 때 내가 더 힘들다 라고 말하는 건 무슨 심보일까요?

 

은유 작가님 책에는 밥 안 하는 엄마가 나와요

저는 그걸 보자마자 우리 엄마가 떠올랐어요

우리 엄마는 밥을 안 하거든요

정말 먹을 게 없고 자신이 먹고 싶어야 해요

어느 날 집에 들어가 냉장고를 열었고 그날도 반찬이 없었어요

라면을 사 와서 끊여먹는데

보통 엄마들은 딸이 라면 먹으면 좀 안쓰럽게 보지 않나요?

저희 엄마는 제가 라면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주 아실 거예요

맛있게 잘 먹네 아주 흐뭇하게 바라보시더라고요

 

근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왜 엄마가 밥을 해줘야 될까요?

먹고 싶으면 지가 해서 먹으면 되고 돈이 있으면 시켜서 먹든가

20년 동안 아버지 살아계실 때 아침 점심 저녁을 꼬박꼬박 해주신 분이세요

그걸 얻어먹고 살았으면 됐지

멀더 바래요

 

저희 엄마는 밤에 잠을 잘 못주무셨어요

 그런데 어제 동생이 편의점을 가는데 커피를 사오라고 하더라고요

"왠 커피?"

"커피 먹고 싶으니까"

"잠이 와?"

"밭에서 커피 많이 먹는데?잠만잘오더라"

"아니 엊그제 잠 안온다며?"

"그때는 낮에 잠을 많이 잤고"

"아니 저번에는 잠 자는거 아니라며, 그냥 누워있는 거라며"

"누워 있다가 잠도 자고 그런거지, 그럼 계속 누워만 있냐"

 

저는 모든문제에 객관식으로 문제를 풀고 앉아있더라고요

잠을 잘잔다와 못잔다 세상에 이것말고는 없다

그런데 저도 그렇거든요

자다가 잠이 안와 깰때도 있고, 어느날은 잠을 푹 잘때도 있고,

또 어느날은 잠을 잘 자다가 깼는데 잠이 다 날아갈때도 있고

 

그래도 저는 커피를 달고 살았어요 하물며 지금도요

그런데 왜 엄마는 먹지말라고 했을까

그동안 내가 먹고 있었을때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저는 그동안 물어보지도 않았거든요

당연히 안먹을주 알고요

 

은유 작가님은 지하철에서 아주머니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고 말합니다.

거기까지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영역이라 할지라도

가족이 10명이 되는 것도 아니고 4명인데

뭐 먹으면 엄마도 먹겠냐고 물어보고

시간있으면 내가 음식을 해서 드리고

기본적인걸 다시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해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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