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책리뷰

by 계리직 2021. 4. 4. 17:32

본문

반응형

4기 암을 앓고 있는 분과

치매를 앓고 있는 분

우리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늘 그 공통점을 하나로 연결시켜버리는 요리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나 뭐하러 왔지?"

"할머니 주문받으러 왔잖아요"

"아 맞네 하하하하하하"

 

여기는 지금 정신이 없습니다

물을 두 잔씩 갖다 드리기도 하고

뜨거운 커피를 빨대에 내기도 합니다.

스테이크를 주문한 사람에게

만두를 가져다주는 이상한 음식점

 

얼마나 좋습니까?

스테이크 먹으로 온 사람이 만두먹으면

예상 밖에 있는거 먹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요

이상한 곳에서 사람은 설렘을 맛보는겁니다.

 

마치 빗자루가 막 하늘을 나는데도

그게 뭐 대수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옆 테이블에 가서 주문을 받는 할머니

 

60퍼센트 이상 주문 착오를 기록하는 곳이지만

90퍼센트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곳

 

할머니는 스테이크를 가져옵니다.

"할머니 이 스테이크는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건데요"

"아? 그래? 맞네 맞아"

 

손님은 옆 테이블이 뭘 시켰는지 다 기억해야 합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기억력 테스트를 다른 데서 할 필요가 뭐가 있나요?

여기서 하면 되죠

 

틀려도 괜찮아 괜찮아가 남무 하는 이곳

틀려야 새로운 생각도 나는 법인데

맨날 정답만 찾는 사람들 보세요

인간미도 없죠

빈틈도 없어요

숨통이 틔일때가 어디 있나요

 

여기 이 할머니들은 얼마나 좋아요

인간미 팍팍 넘치죠

쉴틈 넘치죠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도움을 주고 있잖아요

 

요즘 잘 나가는 사람도 웃음 주기 힘든 일인데

이분들의 재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실수를 받아들인다는 것

 

저도 지난 4년 동안 엄마랑 따로 살았습니다.

엄마의 실수, 가족의 실수를 용서해야 한다 저는 그런 말 함부로 못 뱉겠어요

그냥 저는 저를 위해 선택한 거지 엄마를 위해 선택한 것도 아니었고

시간이 가면서 이게 닮았다는 생각이 든 순간

엄마를 용서해야 나도 용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앞에 보이는 건

그의 눈에 비취는 게 아니라 내 눈에 비취는 거잖아요

 

지금은 솔직히 너무 편해요

서로 안 되는 건 되는 사람이 하면 되는 거고

같이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잃는다는 것은 두렵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진 것 할 수 있는 것에 눈을 돌려보면

전혀 새로운 것이 보이고

이토록 아름답고 찬란한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점점 얻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만큼 또 많은걸 잃어 가기도 합니다.

 

이 식당에서는 할머니들이 길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종종발생합니다.

어떤분이 묻죠

왜 이런상황에서도 할머니를 포기하지 않는거냐고

 

작가가 대답한 말을 끝으로 오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인간이 왜 멋진 존재인가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인간이 자신의 뇌가 무너졌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가장 멋진 것을 빼앗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최대한 그것을 지켜주는 것

그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반응형

'책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27) 2021.04.08
가슴이 하고싶었던 이야기  (32) 2021.04.07
은유작가 글쓰기의 최전선  (18) 2021.04.03
한 사람만을 위한 서점  (16) 2021.04.02
박막례시피  (39) 2021.03.31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