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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책리뷰

by 계리직 2021. 3. 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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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하고 싶은 거를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80살 할머니가 90살 할머니가

하고 싶은건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은

참 신기한 할머니들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약목면 복성2리 일곱 명의 할머니들의 칠십 년 우정

그 속을 같이 한번 들여다보시죠

 

어휴 저 화상

평생 돈 벌지 않는 저 화상

가장인데 노력하지 않는 저 화상

술먹고 놀기 좋아하는 저 화상

아이들과 추억이 없는 저 화상

어휴 저 화상

 

할머니들은 모여 글도 읽고 시도 쓰며

화투도 치고 병원도 같이 다니십니다.

 

그러면 저기 시에 나온 화상인

영감님은 이렇게 말하겠죠

뭐하러 쓸데없이 복적복적하게 모여 다니느냐고

그게 밥이 나오냐고 

쌀이 나오냐고

 

근데 할아버지 그걸 아셔야 됩니다.

쓸데가 없어야 재미가 있는 겁니다.

쌀도 나와 밥도 나와 그러면 그때부터 재미가 떨어지죠

 

자식들도 한 마디씩 보태겠죠

"에이 엄마, 힘들게 그걸 왜 해요? 스트레스만 받지"

"엄마도 주책이다. 그분들이랑 같이 다니지 마세요"

"그냥 집에 있지, 뭐하러 밖에 나가서 다치기나 하지"

 

여기 김순자 할머니가 쓰신 시가 하나 있습니다.

 

은행에 가서 오래 앉아있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보고 발만 보고 있었습니다.

내 아들 같은 키 큰 남자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합니다

이렇게가 어떤 건데요

얼마나 망설이며 용기 냈는지 알까요

손가락에 반창고나

손목에 깁스를 하고 갈까

부끄러워 오만 궁리를 다했습니다.

 

쓸데 있고 없고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자식들 다 키우고 결혼까지 시켜 손주를 볼 나이가 된 할머니

그 할머니는 글을 읽을 주 모릅니다.

 

이 할머니는 지금까지 쓸데없는 일만 해온 걸까요?

 

글자를 모르니 

참기름 냄새가 나면 기름장이 집

족발 냄새가 나면 족발장이 집

 

할머니는 이렇게 자식을 키우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재미를 이야기합니다.

 

시장에 가서 짜장만 시켜먹던 할머니가

글을 배워 짬뽕을 알게 되었고

짬뽕을 처음으로 주문시킬 때

할머니는 설렜습니다.

 

80넘은 할머니가 노래자랑에 나가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

설렜습니다.

 

이게 돈이 나오냐고요?

이러면 우리는 저 화상이 되는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많은 것들을 경험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너무 쓸데 있고 없고를 나눈 게 아닐까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데 방해물이 된건 아닐까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자라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재미있는 게 의미 있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은 김혜자 선생님의 말을 끝으로 오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노년을 안쓰럽게 바라보지만

나이 들면 그리 싫지만은 않아요

아프다가 재밌고 외롭지만 설레죠

나이 듦의 오묘함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글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이 책이 속삭이네요

오늘을 살아가라고.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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