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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에세이 5년만에 신혼여행

책리뷰

by 계리직 2021. 3. 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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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중학교 때 만화책을 빌려 하루 종일 뒹굴거렸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던 오늘

도서관에서 빌린 4권의 책중 어떤책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 할지 고민하고 고민하면서도

시간은 천천히 잘도 흐르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급하기만 합니다.

이정도 시간을 들였으면 쓸 말도 있어야 하고 줄거리도 어느 정도 머릿속에 남아야 하는데

아무것도 그냥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고 책만 읽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날이 오늘이었는데요

한권씩 한 권씩 뒤로 물러서고 앞에 남았던 오늘의 책

장강명 작가님의 에세이 5년 만의 신혼여행입니다.

 

장강명 작가님의 부모님은 장강명 작가님의 사랑하는 단짝 HJ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명절에도 HJ님의 부모님 댁은 찾아가지만

장강명 작가님의 부모님을 찾아가는건 장강명작가님 혼자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또한 결혼식도 하지 않습니다.

황금 같은 주말에 한나절이 날아가는 그 재미없는 행사를 보러 오는 친구들이 오히려 돈을 받아가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말이죠

또한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수술을 하러 갑니다.

 

이 부분에서 장강명 작가님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솔직히 내 부모님과 HJ가 왜 서로 친하게 지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명절에 싫다는 아내를 자기 부모님 댁으로 굳이 데려가는 남자들은 왜 그러는 걸까

 

저는 이 부분이 너무나도 공감됐어요

살다 보면 같이 사는 엄마와도 안 맞아서 싸울 데가 정말 많은데

몇 번 보지도 않았던 시어머니와 시 아버지랑 저렇게 친하게 지내는 TV 속 모습이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었거든요

 

장강명 작가님과 HJ 님은 5년 만에 신혼여행을 보라카이로 정합니다.

그런데 잘 있다가도 싸우게 되는게 여행이죠

"왜 자기는 그렇게 자기만 생각해?"

"뭐?"

"왜 자기는 그렇게 자기중심적이냐고"

"무슨 말이야?"

"나는 자기가 힘들 때 막 자기를 걱정해주고 지도도 구해왔잖아요

그런데 왜 자기는 내가 졸려할 때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여행의 중반을 넘기고서야 어떻게 하면 시간을 의미 있게 즐겁게 보낼 수 있는지 알게 된다는

장강명 작가님이 책을 읽으며 저는 사실 밥솥에 앉혔던 맥반석 계란을 먹고 있었어요

 

그러다 책을 놓고 스르륵 잠을 자야겠다 생각하며 눈을 감았는데

밖에는 비가 보슬보슬하게 내리더라고요

그러다 갑자기 드는 생각은 보라카이 간 장강명 작가님이 행복할까

 이렇게 편하게 책으로 보는 내가 행복할까로 관심이 쏠렸는데요

 

그러다 잠을 잔 후 아직도 1시 45분인 게 정말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

다시 한번 책을 펼쳤죠

 

"내가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데?"

"낮에 술도 너무 많이 마셨고 커피를 안 마셔서 정신이 없었어.

내일부터는 술 안 마실래. 그리고 아침에 커피를 마실게"

 

힘들게 본전 뽑겠다는 생각으로 다니지 말자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반성이 됐어요

책을 재밌게 보고 공감하는 걸로 만족이 안되고 시간 내에 뭘 뽑아야겠다고 생각한 저도 반성이 되었지만

그동안 내가 본전 생각을 안 했던 게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결국 재미를 갉아먹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좀 재미를 갉아먹으면 어때? 읽으면 쓰라고 한 고미숙 작가님도 있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한국은 싫지만 HJ는 좋다는 장강명 작가님의 에세이를 보며

좀더 편안한 오늘이 되었던 거 같은데요

내용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쉬는 날 뒹굴거리면서 보시기에 딱 좋은 책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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