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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책리뷰

by 계리직 2021. 3. 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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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0일 초판 1쇄 발행

2018년 7월 23일 한 달 만에 초판 6쇄 발행

 

2021년에도 끊이지 않는 에세이 열풍

왜 사람들은 이토록 에세이를 읽는 걸까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책을 가져와 그 의문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책은 그 시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척도인데요

 

이 책은 10년 넘게 경도의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으며

상담치료를 한 대화가 내용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참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솔직히 믿기지가 않았어요

동생이 정신과 상담을 받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여러 병원을 가봤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선생님처럼 진솔하게 대화해주는 곳은 만나보지 못했을뿐더러

예약을 하지 않으면 30분은 기다리는 게 기본이고

한분당 5에서10분 정도 대화하면 바로 다음 타자로 사람이 변경되는 시스템만 보고 살아서 그런지

낯설면서도 내가 고민하던걸 이분이 대신 물어봄으로써 대리만족도 되더라고요

 

"sns에 가식적인 삶을 올리게 돼요. 행복한 척하는 건 아닌데

책이나 풍경 글 같은 취향을 드러내면서 특별해 보이고 싶어 하는 거죠.

그리고 제 기준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해요"

 

이거 완전 제 이야기 아닌가요?

 

선생님은 말해요

"마치 로봇이 되고 싶은 사람 같아요. 어떤 절대적인 기준의 사람이 되고 싶은 것처럼"

 

제가 고등학생 때 학교 도서관에 가면 이런 책들이 많았어요

청춘이니까 괜찮아

괜찮아 청춘

천 번은 흔들려야 청춘이다

 

우리가 열심히 안 산 것도 아니고 하라는 데로 객관식 문제 풀면서

단어 30개 내일까지 외워오라고 하면 군말 없이 단어 외우고

열심히 살려고 아르바이트하고 취직해서 일하고 더 이상 어떻게 더 열심히 하나요?

지금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는데 열심히 하라고 하면

그냥 로봇이 되는게 빠르겠어요

 

그런데 진짜 로봇이 된 이 느낌은 뭐죠?

 

2018년~2021년 인기 있었던 책을 보면

퇴사하겠습니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하고 싶은데로 살아도 괜찮아

열심히 살면 큰일 날 뻔했다.

 

제가 동생과 함께 상담실에 들어갔을 때 말을 하는 건

의사 선생님과 저뿐이었어요

저희 동생은 그냥 앉아 있기만 했었죠

그런데 그런 의문이 들더라고요

이럴 거면 왜 동생을 데려오라고 했지?

그냥 내가 오고 약만 타서 가면 되잖아?

그때 당시 가지 않겠다 억지 부리는 동생 끌고 가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의사 선생님이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신적인 상담은 보험이 되는 것도 아니고

물론 제가 다 금액을 내는 건 아니지만 국가에서도 돈을 받는 거잖아요

그럼 그 정도는 어떻게 억지로 라도 관심을 주는척이라도 해야되는거 아닌가요?

같이힘을내서 더 좋아져보자가 아니라

그냥 약 줄테니 고치는건 가족이 해야된다로 자기는 쏙 빠지는듯했어요

 

이 책을 쓰신 백세희 작가님은 이렇게 말해요

질문하지 않아도 내 안의 대답을 자연스레 이끌어 내는 사람

내가 질문하지 않아도 내 머릿속 질문에 응답하듯 대답을 쏟아내는 사람을 만날 때 좋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따뜻한 기분이 든다.

 

저는 이 부분이 너무 공감되더라고요

말해야 알지.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알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따뜻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

아 진짜 이 사람은 내 뼛속까지 들어왔다 간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에세이를 읽는다는 건 지식이 쌓이지도 않을뿐더러 돈이 되는 일도 아니에요

하지만 나혼자 가는게 아니라 같이 가고있다는 안도감과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겠는데?라는 희망

유트브를 보는것보다 죄책감도 덜할뿐더러 무엇인가 읽으면서 웃을 수 있다는 건

우리 모두 별반 다르지 않다는뜻 아닐까요?

 

그런데 유독 이 책이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목 때문이었을까요?

물론 제목도 한몫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백세희 작가님이 가지고 계신 아래와 같은 생각때문이었을거 같아요

 

백세희 작가님이 하신 말씀을 끝으로 오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나와 함께하려는 너에게 감동해서

나를 알아주는 너 없이는 안되겠어서

함께 오해하고 나누고 공감하고

그게 어두운 숨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안도의 숨을 쉬어나갈 방법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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