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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여행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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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리직 2021. 2. 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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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집안에 있는 산더미 같은 청소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회사 일을 하지 않아도 되며

음식점에 들어가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멋진 풍경을 그저 바라만 보면 된다.

 

그런데 이걸 방해하는 한 불청객이 한 놈 있다.

그건 바로 멀미

나는 어릴 때 멀미가 심했다.

멀리 가봤자 20분 내외로 나갔던 나에게

한 시간은 족히 달려가야 했던 한라산을 가는 버스 안은 그야말로 고역이었다.

모자를 쓰고 예쁜 잠바를 입고 간 나는 30분이 지나자

다 벗어던져 버린다.

오바이토가 목구멍을 치고 올라오려고 할 때

앞자리에 앉은 내 동생은 이미 오바이토를 시원하게 하고 앉아있었다.

김영하 작가님도 멀미를 한 기억을 떠올린다.

사회주의 중국이 모든 인민이 평등하게 살아가며

억압과 착취가 없는 그런 나라가 아니라

공산당이 지배하는 개발독재 국가였다는 것을 알고서부터

중국에 멀미를 느낀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멀미를 얻으면서까지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나는 버스안에서 멀미를 할때 그런 생각을 했다.

차라리 이 길을 걸어서 가면 좋겠다

이 멀미는 진짜 고통이다.

한라산을 오를 때는 그런 생각을 했다.

멀미가 있어도 버스가 더 나은 거 같은 이 기분은 뭐지?

그러면서도 책상에 앉아 가만히만 있으면 됐던 어제가 생각이 났다.

그러나 밥을 먹고 내려갈 때는 세상 모든 힘이 나한테 온 듯

날아갈 듯 기뻤고 몸도 세상 가벼웠다.

 

내가 경험한 멀미는 최근에도 있었다.

계리직 공부를 한 8개월의 시간

안정을 바랬고 누군가 직업을 물어보면 당당하게 공무원이라 말하고 싶었다.

내가 원한 게 맞나?라는 생각은 줄곧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살았다

그러다 한번 떨어지니 제정신이 들었다

안정은 개뿔 지금껏 회사에서도 사장님이 나가라는 소리 한번 안 했었다.

결국 나온 건 나였다.

그럼 공무원도 내가 못 버티면 안정은 없다.

나는 멀미를 느꼈고 그것에 못버텨 그곳을 빠져나온다.

 

블로그를 할 때도 멀미를 종종 느낀다. 하지만 이 멀미는 내가 참고 갈 정도의 멀미였나?

그건 모르겠지만 멀미를 함에도 가고 싶은 곳이다.

멀미 또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여행이라 말하는 김영하 작가님은 이렇게 말한다.

작가의 여행에 치밀한 계획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행이 순조로우면 나중에 쓸게 없다.

계획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하고 오는 그런 여행기가 있다면 아마 나는 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 것이다.

 

여행이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라 말하는 김영하작가님

 

그러고 보니 올레길을 갈때도 많은 시련들이 있었다.

혼자 걷고 있으니 혼자 왔냐며 무섭게 물어보는 한 남자

나는 뒤에 일행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빠른걸음을 재촉해야 했고

앞에 부부들이 보이면 제 빨리 일행인척 몸을 숨겼으며

한명의 남자가 얼쩡얼쩡거리면

발걸음을 늦춰 거리를 넓혀 나갔다.

또한 오름에 올랐을때 밑에 소방차 소리가 나면

여기서 화재가 났을때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생각해 보았고

핸드폰에 배터리가 다 떨어진 상태에서 길을 잃어

오늘은 나무랑 자야겠다고 생각한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나를 발견했다.

내성적인주만 알았던 나는 다른사람이 왔을때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줄 아는 사람이었고

집에서 가져간 초코파이를 서슴없이 나누어 줄주 아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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