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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가본 올레길 15코스

제주도 가볼만한곳/올레길

by 계리직 2021. 1.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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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걷고 싶어 걸어본

올레길 15코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며칠 전 보여드렸던 코스가 15코스였어요

 

 

우려먹는거 아니냐라고 하신다면

 

뼈도 우려먹고 

찌개도 끊이면

더욱더 맛있어 지는데

왜 이거는 우려먹으면 안되요?

 

헤헤...

새로움에 지칠때가 있더라고요

새로운걸 경험하는거

새로운걸 발굴하는거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요리 보고 저리보고 누가 봐도

처음 올레길을 걸어보는 듯한 사람을 봤어요

 

옷도 저랑 비슷하게 입으신 게

꼭 예전의 저를 보는 거 같더라고요

 

익숙함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렇게 두리번두리번 안 하는 거?

리본을 찾지 않아도 발이 저절로 가는 거?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저번에는 이게 있었나? 저게 있었나?

새로운 눈이 생겼더라고요

 

오토바이 타고 가는 할머니도 보이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서둘러 들어가는 아주머니도 보였어요

 

 

바다가 질리다고 생각할 즈음

갈매기들도 보였고

오리들도 보이는 게

 

정말 그날과 다르긴 다르더라고요

 

며칠 전 그런 말을 했잖아요

일기를 왜 써야 되는지 몰랐다고요

 

 

이제는 조금 알겠어요

 

이거보고 저거보고 새로움에 지친 저에게

쉬는 시간을 준 게 아닌가

 

처음보는게 가득한

나의 뇌를

쉬게할 시간을

 그걸 말해도 못알아 들을게 분명하니

일기를 써라라고 간단하게 말한 건 아닐까

 

 

고등학생 때 시험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티비를 보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 공부해야 하는데.... 

 

신기하게 시험기간만 되면 뉴스도 재밌고 야구도 재밌더라고요

 

아이돌 이름은 기가 막히게 다 외울 수 있고

드라마 줄거리는 작가보다도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이런 건 시험을 안 보는지...

 

 

수학과 영어는 아예 책을 펼치지도 않았어요

저번에 수학을 공부했는데 4점 맞았거든요..

 

그때 충격을 받았죠

그냥 3번으로 찍자.. 그럼 20점은 맞는다...

 

 

수학 시간과 영어시간은 멍 때리는 시간이었어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거의 명상의 시간이었죠

 

칠판에 적는 건 지렁이였고, 그냥 받아 적는 거에 바빴어요

그러다... 나와서 풀라고 하면...

그게 무서워서 오늘 며칠이지? 23번 아니지?

 

근데.... 웃기게 23번이 기가 막히게 빗나가는 거 보고 신기해했죠

역시 나는 운이 좋아

 

 

 

28살이 된 어느 날

수학과 영어 공부가 하고 싶더라고요

 

그때 하지 그랬어?

근데 지금 하면 뭐 어때요? 안 하는 거보다는 낫겠죠

 

 

밥을 먹으면서 요즘 아빠 어디가를 보고있는 저 자신을 발견해요

정말 오래된 프로그램이고

거기 나왔던 준수가 유튜브에서 방송을 할 만큼 컸더라고요

 

만약 아빠어디가가

지금 다시하면 재미있을까?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 거 같아요

 

하지만 그때 그 어린 시절 준수, 지아, 윤후를 보는데

왠지 그때로 제가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지금 아빠 어디 가를 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데

의미가 있어야 할 필요도 없겠더라고요

 

내가 재미있게 보면 되고

내가 맘이 편하면 됐죠

 

 

익숙함에 대해 생각해본 올레길 15코스

오전에 가나

오후에 가나 

예쁜건 매한가지이니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갈필요도 없고

그냥 가고 싶을때

쉬고 싶을때 가보시면 좋으실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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