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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

책리뷰

by 계리직 2021. 1. 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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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3월 리남님 유튜브를 보며 

딱 내가 원하던게 이거다 라고 생각하곤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무슨 블로그를 해볼까 생각하던 중

돈도 안들고 

가장 만만할것만 같은 책 블로그를 선택합니다.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몰라서

책 블로그이면서 

책을 소개하는게 아니라

그냥 제 생각들을 나열합니다.

 

유튜브에 구독자수가 많다면 좋다길래

블로그도 그렇겠지 생각하며

구독자 수를 늘려갑니다.

 

 신기하게 구독자 수는 쭉쭉 늘어났고

1000명도 넘는 구독자 수를 보면서 내가 소통을 잘하긴 잘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던 나날들

 

 3개월 4개월이 지나자 서서히 불안해집니다.

나만 이상한 길로 들어서고 있나?

다들 올바른 길로 가고 있고

다들 목적지에 도착하고 있는 거 같은데

나만 반대방향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5개월이 지나자 점점 하기도 싫어지고 싫증이 나면서

다른사람들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갑자기 다른사람 눈치가 보이기 시작하며

 

소중했던 첫번째 블로그를 없애버립니다.

 

그러다

본전 생각이 납니다

내가 들인 시간, 내가 들인 감정 낭비들

 

다시 열어야겠다

그래도 내가 만난 사람들이 있고

그래도 내가 쓴 글들이 마냥 나쁘지는 않았어

 

 꾸준히 하면 개근상이라도 주겠다는 듯

승인 대란이 일어났고

다시 연 블로그에서

승인을 받게 됩니다.

 

그러고 난 후

버려버린 예전 블로그가 생각이 납니다.

 

그걸 그냥 나뚤걸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

그건 궁금한데....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는 듯

이틀 후 정지를 먹게 됩니다.

 

정말 한 달을 가득 채운 다음날

다시 시작

 

그러면 이게 마지막이어야지

또다시 한번 사람의 애를 태웁니다.

어렵게 10달러를 모았고

핀번호를 보냈다는 연락 후 오늘 딱 2달

남들은 한 달이 넘으면 온다는데

2달이 되어도 깜깜무소식입니다.

 

제주도니까 요즘 눈이 한가득 쌓여있으니까

그런 거겠지 생각하며

다시 보내달라고 했으니 이건 오겠죠

 

 왜 이런 것들이 나에게만 찾아올까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남들은 그냥 하나쯤은 쉽게 갈 수 있는 단계를 

왜 나는 하나하나 다 밟게 만들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보게 된 책

내 우주는 온통 너였어

 

작가님은 말합니다.

한 사람을 아는 건 하나의 우주를 아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며 공감하고 위로도 받았지만

또 다른 누구는 내가 쓴 글로 공감받고 위로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무 소용없고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큰 착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어쩌면 그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

 

p39. 그 어떤 풍경보다 네 눈에 멋져 보이는 건 바로 네 모습이었어

 

오름에 올라가면서도

올레길을 걸으면서도

풍경이 예쁘고 멋져 보이기도 했고

책을 보면서도 많은 걸 배웠지만

 

무엇보다 저는 제 생각이 얼마나 소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p 57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이렇게 너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한걸

 

블로그를 안 했으면 하루하루 그냥 지나쳐 버릴 것들도

다시 잡아와 글을 쓰는 걸 보면서

특별한 날로 만드는 거 같고요

 

지난 11개월 동안 다른 건 몰라도

나 자신이 어떤 생각이고 감정이었는지는 조금이라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기에

오늘도 글을 쓰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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